#THINGS

내 사람들의 소중함

키모워니 2021. 9. 12. 21:53
728x90

퇴근길 지하철 안, 치열했던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내 사람들'을 잘 보듬고 챙기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가꾸어 나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학연, 지연, 친구의 친구, 지인의 지인 혹은 그 어떤 연결고리 속의 <연>이 아니라 마음 맞고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하는 <내 사람들> 말이다. 누군가한테 잘 보이기 위한 가식적인 꾸밈이 아니라, 상식이 맞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는 진심이랄까. 이윤 창출이 목적인 회사에서도 팀워크라는 가치는 언제나 선순위에 있는데, 왜 어느 순간 누군가는 그 중요한 큰 그림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그 몫은 온전히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라야 하는 것일까.

 

문득 날 나답게 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그들의 에너지가 참 감사하다. 10대, 20대의 방황기를 지나 사회에 나온 후 시련에 부딪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깊은 곳까지 마음이 떨어졌던 그 순간에도 바닥에 발을 딛고 다시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었던 것을 알고 있다. 참 감사하다.

 

지옥 같았던 지난겨울, 웨이신 영상 통화 속 J언니는 애써 밝게 웃고 있는 나를 보며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무슨 일이 있는 거니'라며 내가 안쓰러워 보인다고 눈물을 훔쳤다. Y언니는 나와 대화 중에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 이제 꽃길만 걸으렴'이라며 응원해주었고, 친구 K는 주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무심한 듯 툭 기프티콘을 보내며 '당 떨어지면 객사한다'를 시전하곤 했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응원해주던 친구들,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아니었다면, 빛을 잃고 괴로워하다가도 과연 이 날 이때까지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으로 잘 살아올 수 있었을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날 바닥 끝까지 끌고 내려가는 사람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롭다가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옆자리 동료나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처음 함께 발을 들였던 동기들과의 수다 혹은 나를 진정으로 아는 선후배의 위로 덕분에 '회사 다닐 맛'을 다시 찾고는 한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내 사람들 덕에 치유된다. 결국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 마음과 기준의 방향이 중요함을 느낀다.

 

코로나를 핑계로 소원해졌던 내 사람들과의 연락을 위해 휴대폰을 들어야겠다.

 

속세에서 떠났던 지난 14년 연말의 양슈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