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 즐기는 커피와 디저트
사실 커피를 좋아하는 1인으로 블루보틀을 극히? 굳이? 막?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따지자면 호도 불호도 아닌 애매한),
커피와 디저트 페어링이라는 컨셉이 재밌기도 하고 삼청동 골목 안 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한옥에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오랫동안 두고 보다가 드디어 시간을 내서 예약하고 다녀왔다.
100% 사전 예약으로만 방문 가능하며,
예약은 요기 캐치테이블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 https://app.catchtable.co.kr/ct/shop/bluebottlesamcheonghan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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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2가지(한과 페어링, 페이스트리 페어링)로, 세부 메뉴를 보고 선택 후 인당 예약금 1만 원을 결제하면 된다.
예약금은 방문 시 자동으로 환불이 되고 디저트 페어링이 끝난 후 현장에서 전체 금액(인당 2만8천원)을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곳이 있다고..? 라고 생각할 정도로 골목 뒤편 구석진 곳을 걸어가다 보면 짠! 하고 블루보틀 삼청 한옥이 나타난다.
중정형의 아담한 한옥에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확 트인 느낌이 좋은 블루보틀 삼청한옥 :)
예약 확인 후 자리를 안내 받으면 세팅되어 있는 모습.
자리를 안내해주면서 이용 시간(예약 시간으로부터 1시간 반) 안내와 함께 애피타이저와 이후에 진행될 메인 디저트 코스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직원분께서 해주신다.
예약할 때 인터넷으로 이미 한 번 봤지만 다시 한 번 펼쳐놓고 보게 되는 오늘의 메뉴.
음료 3종은 동일하게 제공되고, 페이스트리/한과 두 종류 중 한 가지를 예약할 때 선택하면 된다.
페이스트리 페어링은 '메종 엠오'와 함께, 한과 페어링은 '병과점 합'과 함께 블루보틀에서 직접 개발한 메뉴들이라고 한다.
두 군데 모두 평소에 너무 좋아하던 곳들이라 기대가 더 많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는, 오직 블루보틀 삼청 한옥에서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라니 :)
메뉴를 정독하고 한옥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준비되는 애피타이저.
(좌) 페이스트리 페어링의 <라즈베리 소프트 캔디>
상큼하면서도 달달했던 캐러멜 느낌의 소프트 캔디.
은은하게 장미향이 더해져서 입맛을 돋우게 하는데 아주 좋았다.
(우) 한과 페어링의 <옥수수 타락죽>
살짝 맹맹한 맛이라 우리 입맛에는 다소 아쉬웠던 타락죽.
달콤함을 더하기 위해 초당옥수수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더 달콤한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세 가지의 음료와 디저트가 제공되고, 왼쪽부터 순서대로 음료와 디저트를 한 개씩 페어링해서 먹으면 된다.
음료는 총 3종류가 제공되는데,
① 카카오 소다 : 카카오 닙스를 우린 후 스파클링 워터를 더해 만든 청량한 음료
② 콜드 폼 놀라 : 블루보틀의 시그니처 음료인 '뉴올리언스'의 에스프레소 베이스에 오렌지 과즙과 거품을 얹은 아인슈패너
③ 넬 드립 블렌드 커피 : 블루보틀 삼청 한옥만을 위해 특별히 로스팅한 원두를 베이스로, 종이 필터가 아닌 융드립으로 내린 드립 커피
개인적으로 카카오 소다는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뭔가 애매모호한 맛이라 아쉬웠지만, 콜드 폼 놀라와 넬 드립 블렌드 커피는 너무 맛있었다.
콜드 폼 놀라는 요즘 한국에서 아인슈패너가 인기가 많아서 블루보틀에 없던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다는 거에 더 의미가 있었고, 크림이 확실히 부드럽고 농축되어 있어서 웬만한 아인슈패너 맛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넬 드립 블렌드 커피는 산미가 강하면서도 굉장히 부드러운 모순적인 맛이라 직원분께 문의해보니 각기 특성이 정반대인 원산지의 원두를 블루보틀만의 블렌딩과 로스팅으로 새롭게 만들어냈다고 했다. 원두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블루보틀 삼청 한옥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거라 완벽히 딱 떨어지는 원두는 없었던 게 매우 아쉬웠다.
옥수수 타락죽의 여파로 기대가 낮아졌지만, 디저트 3개 모두 너무 맛있었던 한과 페어링(양이 아쉬울 뿐).
왼쪽부터 -
현미 팝 우유떡은 바삭한 현미가 묻은 우유떡이라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과 식감이 아주 좋았고,
복숭아 설기는 떡과 복숭아가 의외로 너무 잘 어울려서 달달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굉장히 잘 어울렸고,
마지막으로 청귤 아이스 주악은 찐득한 도넛 같으면서 약과 같은 주악 특유의 맛과 토핑으로 올라간 생강 젤리 덕에 입가심으로 좋았다.
그리고 페이스트리 페어링은 왼쪽부터 -
옥수수는 달달한 쿠키 속에 콘크림과 버터가 단짠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당근 살구 소르베는 아는 맛인 당근과 살구의 셔벗에 쑥 오일을 마지막에 한 방울 떨어뜨려줘서 새로운 맛이었고,
마지막으로 캐러멜 트러플은 부드러운 생 초콜릿에 콩가루를 입힌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미가 마무리 입가심으로 좋았다.
(이 모양이 송로버섯 같아서 트러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애피타이저를 제외하고는 한과 페어링이 입맛에는 더 잘 맞아서, 다음번에 메뉴 변경 후 방문하게 되면 한과 페어링으로 예약하게 될 것 같다.
블루보틀 삼청 한옥은 아담하면서도 구옥을 리모델링해서 기존의 한옥 특유의 기와와 처마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마당에 나와 있는 식물들이 신기한 품종도 있고, 너무 잘 자라 있어서 직원분께 (디저트보다 더) 질문을 많이 했었다.
평소엔 매장 이곳저곳에 인테리어로 되어 있는데, 이 날은 소나기가 온다고 해서 비 맞게 하려고 저렇게 쪼르륵 내놓으셨다고 한다.
담벼락의 블루보틀 로고라니!! 정말 이런 브랜드 아이덴티티 사랑할 수밖에 없다.
한적한 한옥에서 조용하게 즐기기 좋았던 블루보틀 삼청 한옥 디저트 페어링 :)
디저트 메뉴 업데이트되면 또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
디저트 페어링 때 마셨던 넬 드립 블렌드 커피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비슷한 원두라도 구매하고자 바로 방문한 매장.
직원분 추천에 의하면 우리가 마신 것과 똑같지는 않지만, '벨라 도노반'과 '자이언트 스텝스'가 가장 비슷하게 즐길 수 있는 원두라고 한다.
산미 있는 것을 더 좋아하면 '벨라 도노반'을, 고소하고 다크한 것을 좋아하면 '자이언트 스텝스'가 좋을 거라는 추천에 바로 '자이언트 스텝스' 선택!!
집에 와서 바로 그라인딩 후 드립 커피로 내려 먹는데, 전혀 비슷하지는 않지만 처음 먹어 보는 '자이언트 스텝스'도 나름의 맛있는 맛이라 아직까지 잘 즐기고 있다 :)
블루보틀 삼청 한옥에는 주차 공간이 없어서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삼청동 갈 때마다 무조건 이용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
공영 주차장이라 금액도 저렴하고, 복잡한 삼청동 길에 괜히 차 끌고 가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마음 편히 주차하고 여유롭게 골목길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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